그것은 여동생으로 하여금 “가구들을 치우면 오빠가 더 수월하게 기어 다닐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특히 “서랍장(옷장)과 책상을 치우면” 그가 훨씬 더 수월하게 기어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가구를 치우는 것은 그녀(여동생)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동생이 감히 아빠에게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처지도 아니었다.
집에 16살 된 깐깐하고 ‘못마땅한 하녀’가 한 명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 방(오빠 방) 안으로 들어와 자신(여동생)을 도와줄 것 같진 않았다. 그 ‘못마땅한 하녀’는, “요리사(하녀)가 사건 발생 15분 만에 집을 나간 이후”에도 계속 이 집에 남아 일을 해오고 있었다. ‘못마땅한 하녀’는 항상 부엌문을 잠굴 수 있도록 이미 허락을 받아놓은 상태였고 특별히 중요한 용무가 아닌 이상 그 부엌문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동생은 아버지가 안 계실 때 어머니에게 “오빠 방에 있는 가구를 치우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어머니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머니는 방으로 오시는 내내 “이 일(아들의 방에 들어가는 것)이 즐겁다”는 기쁨을 표출하셨다. 그레고르(주인공이름, 오빠이자 아들)도 그 소리(어머니의 기쁨)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문 앞에 이르시자 입을 다무셨다.
당연히 여동생이 먼저 오빠 방안으로 들어가 “오빠 방안의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놓여있는지를 살폈다.” 그 다음 여동생은 어머니를 방안으로 들였다.
[단체행사] 못마땅한 하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