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전보다 더 크게 “쉿! 쉿!”하는 소리를 내뿜고 계셨다. 아버지는 더 큰 소음을 만들고 계셨다.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앞으로만 내몰고 계셨다. 마치 그레고르가 가려는 방향 앞쪽에는 아무런 방해물이 없다는 식이셨다.
아버지가 만들어내는 큰 소음들이 그레고르에게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마치, 지금 내 뒤에 한 분의 아버지 외에도 누가 더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레고르는 “자기 자신을 출입구(문과 문의 사이)에 부딪히며” “출입구 사이로 몸을 쑤셔 넣었다.” 그는 지금 그런 행동(몸과 문이 부딪침)이 이후 무엇을 야기할지 따위에는 전혀 주의를 기울일 수가 없었다.
결국 몸의 한 쪽이 들렸다. 그는 문에 비스듬히 걸쳐졌다. 한쪽 옆구리가 흰 문 위에 긁혔다. 고통스러운 상처가 느껴졌다. 흰 문 위에 극도로 불쾌한 느낌이 나는 갈색 얼룩들이 남겨졌다.
그는 곧 문 사이에 끼어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다. 혼자서는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몸 한쪽의 ‘수많은 작은 발들’이 허공에 매달려 들들 떨고 있었다. 반면 다른 쪽의 ‘수많은 작은 발들’은 바닥에 짓눌려져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아버지가 그의 뒤에서 그를 힘껏 떠밀었다. 그의 몸이 붕 떴다가 방 안 깊숙이 들어갔다. 그것은, 그(주인공)로 하여금 자신(주인공)이 갇혀 있던 문 틈 사이에서 자유롭게 빠져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격심한 출혈을 야기했다.
아버지는 지팡이로 문을 “쾅!”하고 닫으셨다. 그때서야 결국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단체행사] 문에 비스듬히 걸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