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그런 자세로 옆방에서 나는 소리를 엿듣는 것에 어느 정도 싫증이 나려할 때였다. 그는 너무 지루해서 그만 고개(머리)를 문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는 급히 고개를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옮겼다. 가벼운 소음이 옆방까지 들린 모양이었다. 옆방에서 이야기소리가 끊겼기 때문이다.
“그가 또 뭔가를 하고 있는 모양이군.” 그의 아버지께서 잠깐 뜸을 들이시다 분명 문 쪽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셨다. 그제야 중단되었던 그들의 대화는 천천히 계속되었다.
아버지의 설명에 따르면, 아버지는 했던 얘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는 경향이 계셨다. 아마도 그것은 5년 전 그(아버지)의 사업파산 후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쉬었기 때문일 것이며, 사실 ‘그레고르의 어머니’께서 한 번에 ‘아버지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셨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지금의 ‘집안재정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몇 번이고 다시 설명하셨다.
이러한 반복되는 설명들로부터, 그레고르는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그레고르는 요 근래 자신에게 생긴 모든 불행에도 불구하고 너무 기뻤다. 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저금(돈)이 조금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많은 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동안 손을 안 되었기 때문에 이자가 얼마간 붙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가족들)은 그레고르가 매달 벌어다주는 돈을 모두 사용해버린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가 조금씩 저금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래서 그 돈이 지금 꽤 된다는 것이었다.
[단체행사] 너무 오랫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