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그녀는, 심지어 소파 아래에 조금 나와 있는 그의 외모 조각을 볼 때면 당장에 달아나고 싶은 마음을 지금까지 억눌려왔음이 분명했다.
어느 날이었다. 그는 여동생의 고역을 조금 덜어주고 싶었다. 그는 4시간을 투자해 침대시트를 소파 아래로 옮겼다. 그는 그 침대시트를 자신의 등위에 얹은 후 침대시트를 가지런히 정돈했다. 그는 침대시트로 자신의 몸을 완전히 가리는데 성공했다. 이제 그의 여동생이 그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어찌나 잘 덮었는지 여동생이 몸을 구부려 오빠를 보려고 하더라도 잘 안 보일 것이다.
여동생이 만약 이 시트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럼 여동생은 시트를 벗기면 그만 이었다. 사실 그렇게 자신을 침대시트로 완전히 가리는 것은, 분명 그레고르에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여동생은 시트를 소파 아래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겨두었다.
여동생이 이 ‘새로운 합의’(주인공이 침대시트로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가린 것과, 그 시트를 여동생이 도로 벗기지 않은 것)를 얼마나 반기는지, 그는 본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침대시트 아래에서 주의 깊게 밖을 내다보았을 때, 여동생이 살짝 미소를 머금고서 이 새로운 합의에 대해 감사의 눈빛을 짓는 것을, 그가 흘끗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체행사] 침대시트
